'후추숲'에 해당되는 글 720건

  1. 2013.10.10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2. 2013.10.09 21주5일
  3. 2013.10.02 20131002
  4. 2013.09.27 오이샌드위치
  5. 2013.09.18 20130918
  6. 2013.09.12 17주7일(18주)
  7. 2013.09.05 16주 7일차(17주)
  8. 2013.09.02 티본스떼끼.
  9. 2013.09.01 16주3일차. 2
  10. 2013.08.23 누구든지 대답 좀 해줘요
  11. 2013.08.22 14주 7일차(15주)
  12. 2013.08.19 두오모
  13. 2013.08.19 노약자석 이야기-14주4일차
  14. 2013.08.14 테베레 강
  15. 2013.08.12 봉골봉골 봉골레
  16. 2013.08.12 시시한 잡담
  17. 2013.08.02 관람차 위에서
  18. 2013.07.31 악몽
  19. 2013.07.27 20130727
  20. 2013.07.23 인생.zip
mOnOlOgUE2013. 10. 10. 12:41




마음에 들었던 서재.
장서들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보니 책 제목이 뭔지도 자세히 안살펴봤네......  

하루만 저기에서 유유자적하게 책 읽고 싶어라.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10. 9. 15:58
겨울이는 딸.
무게는 450그람.

발가락 열 개, 손가락 열 개.
가지런한 척추뼈, 힘차게 뛰는 심장.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팔딱이며 두들겨대는 조그만 주먹.
입맛 다시며 양수를 맛보는 작은 인중.
가지런히 모여있는 두개의 발바닥.

모든 게 정상, 모든 게 만족.

더할 것도 없이 뺄 것도 없이
잘 자라고 있다네. 

나 역시 매일 왕복 3시간의 출퇴근이 무색할 만치
건강하고 팔팔한 임신부. 

톡 튀어나온 배꼽 덕에 배꼽청소가 쉬워졌다고 즐거워하는 초보임신부.

할아버지, 고마워요.
마음 속으로 인사하는 나날들.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10. 2. 16:26


아무도 원하지 않았는데
거~기까지 떼밀려 올라간 우리의 인생은,
당췌 어떻게 된 일일까.

영문도 모르고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나야. 너야.

미안하다.
미안해.

그러나 그 미안함의 이유를,
너는 짐작조차 할 수 없을거야.


오늘은
이문세 - '해바라기' 
Posted by 아 해
mYcOOk2013. 9. 27. 09:55


홍차 한 잔에, 오이샌드위치 한 조각.
배가 몹시 고픈 날, 조급한 손놀림으로
정성이 들어가야 마땅한 음식을 대충대충 허겁지겁 만드는
변태같은 취미.

10분을 공들여 만들고, 30초에 우겨넣는 녀석의 '맛있어 맛있어' 추임새에
한 조각 맛만 보고 '네가 다 먹으렴' 입맛 없는 듯 일어서는 게

음식을 만드는 자의 소박한 기쁨.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9. 18. 01:17
그가 꿈에 나와, 나에게 송곳니를 줬다.
내가 좋아하던 그의 송곳니.

딸깍 뽑아서 줄땐 뿌리까지 달려있는 실한 놈이었는데,
받아들고 나서니 왠지 하악뼈째였다.

여전히 가끔 꿈에 나오는 것은 불만이지만,
이젠 존재감의 무게가 딱 그만큼인 것 같아서
그냥 좋은 기분이 되기로 했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9. 12. 16:28
며칠전부터 태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굉장히 활발한 녀석이다.
1,2차 초음파 내내 쉴 새 없이 움직이던 녀석은,
배를 차는 것도 쉴 새가 없다.

배 안에 비누거품이 쉴 새 없이 퐁퐁퐁 솟는 기분.

딱히 태교니 뭐니 신경쓸 겨를도 없지만,
이렇게 팔딱거리는 데도 '자식'이라는 실감이 들지 않아서
당췌 뭘 해야할 지 난감하다.

뭐, 가끔 기사를 읽다가
어이구, 태교에 안좋아라...싶긴 하지만...
그래도 쉴 새 없이 읽고 손을 움직여야 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이걸로도 태교가 되려나?
태교는 꼭 천때기로 모빌 만들고 인형 만들어줘야 하는건가?

미혼때는 잘만 하던 호작질들을
정작 필요한 때에는 안하는 건 뭔 청개구리심보인가!

쯧.
목도리 뜰 실이나 사러 가야겠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9. 5. 17:25
처음으로 내 배를 본 아주머니께 지하철 자리를 양보 받았다.
그간은 얼굴을 보고 가끔 양보를 해주시더니만......
 
배가 제법 나왔다.
사진을 찍어둬야겠다고 생각만 하고는 한번도 안찍었네....

이번 추석 연휴는 합본하기로 했다.
와우..
16일에 출근을 해야하긴 하지만, 14일부터 22일까지의 최장 휴가~!

쉬는 동안 짬짬히 아이 옷 만들 밑준비를 하거나,
목도리 뜰 실을 사러 가거나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겨울이.
아이의 태명.
아직 생소하다.
이렇게나 부푸는 배에도, 왜 나는 아직도 똥배같지..;

겨울이. 겨울이. 겨울에 태어나는 겨울이.
입에 잘 안 붙는다. 

....
그러게 꺽뿡이가 좋다니까......... ㅋ.

대체 애엄마로서의 자각은 언제쯤이나 가능한지? 
Posted by 아 해
rEstAUrAnt2013. 9. 2. 14:17


피렌체에서 먹었던 티본스테이크. 
반으로 나눈 거다.

갈라보면 분명 육즙 뚝뚝한 생고기인데, 잘라서 입에 넣으면 불 닿은 맛이 난다.
신기하고 놀라워라.
마음에 쏙 들었는데... 나는 아무리 해도 저렇게 못굽겠지.......

옆테이블에 있던 무리는
티본스테이크의 크기를 보고 한번 깜짝 놀라더니
그걸 칼로 싹싹 발라먹는 나를 보고 또 깜짝 놀라더라.

뼈까지 핥고 싶었는데, 자꾸 이쪽만 봐서 뻘쭘해서 자제했다.

근데, 니들한테 말해주고 싶었는데..
니들 시선 안닿는 니들 뒷 테이블의 중국인 가족들은 저거 손으로 잡고 뜯어먹었어.
그거나 구경하지 그랬니.

쳇.

뇨끼는 그냥 그랬으나 견과의 맛이 나는 게 좋았다.
나도 다음에 뇨끼를 만들때 견과류를 부숴서 넣어봐야겠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9. 1. 09:24
병원에 다녀왔다. 갈 때마다 피를 뽑는다. 모기같은 시키들.
초음파를 봤다. 심장이 뛰는 모습이 보이고 발길질 하는 겨울이가 보인다.
패륜의 기미가 보인다. 엄마한테 발길질부터 하다니.

성별이 궁금했으나, 완벽한 옆태를 자랑하는 통에 잘 안보인다고 한다.
20주에 정밀초음파때나 확실히 알 수 있을거라고.

'분홍색에 가까울 것 같긴 하지만 확실한 건 20주때 보자'라신다. 
분홍이든 파랑이든 나야 상관없지만 분홍에 환호하는 가족이 많아서 분홍이면 좋겠다.

별개로 여아라고 분홍을 입히거나 남아라고 파랑을 입히진 않을거다.
준비물은 무채색으로 해버릴까나. 섞어서 할까나.
어차피 나를 보더라도, 그딴거 입혀서 여성스러워지는 것도 아니고,
내 아이는 성 역할의 프레임에 갖혀살지 않길 원하니까.

여아래도 각오해라.
어차피 내 자식은 성인되면 강퇴다.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8. 23. 16:44
새 글을 쓰면 방문자 수가 폭증하네요.
남이 보면 별 것 아니지만.. 너덧 겨우 오던 방문자가 새글만 쓰면 50명을 육박하는데
어떻게 오는건가요?
발행도 아니고 태그도 없고 티스토리 메인 봐도 새글에 노출 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모르는 뭔가 있는 건가요?

그냥 궁금해서요.

오시는 분 아무나 대답 좀...ㅡ,ㅡ;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8. 22. 10:45
어제 처음으로,
자정에 열무국수를 해 먹었다.

그냥...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살짝 시원한 김칫국물이 생각나는 정도였지만..
야식 즐기는 남편의 신나는 부추김에 그만.....

그러고도 아침에 일어나서 카레를 두그릇이나 먹는 저 남자...
애가 식성은 아빠를 닮지 말아야할텐데... 
식비 무서워서 악착같이 일합니다..녜.

무튼,
이제 슬슬 입덧이 끝나가는 기미가 보인다.
입에도 못대던 고기들이 가끔 생각나기도 하고,
이것 저것 먹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도 하는 걸 보니.

먹기 시작하면 이 기운없는 증상들은 해결이 되려나.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8. 19. 17:07


사랑에 빠진 연인이 '냉정과 열정사이'를 함께 읽었다면
대부분은 두오모에 약속 하나쯤은 걸기 마련이겠지.
혹은 추억의 장소에서 언제쯤 다시 만나자는 그런 약속이라도.

어린날의 나에게도 그런 약속이 있었어.
그런데. 기억이 안나.
10년 후의 내 생일? 10년 후의 당신 생일? 10년 후의 우리 기념일?
혹은 15년 후였나? 20년은 좀 길지 않나?
그런데 그 '10년 후'의 기준은 또 언제였던가?

그러나 나는 그 쿠폴라를, 다른 남자와 걷게 됐구나.
오르는 내내 떠올려봐도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날짜.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8. 19. 16:43
애가 발로 뻥뻥 차야 실감이 나려나.

있는둥 없는둥 하는 입덧은,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고. 
어제는 몰려오는 피로에 맨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세시간을 잤다.
일어났는데 몸이 쑤셔서 30분은 꼼짝도 못한 듯.....
잠에서 깨놓고는 손하나 까딱 못하고 꼼지락거리며 저린 팔다리를 푸느라 고생..

배가 조금 나오긴 했지만, 옷을 입으면 아직 잘 모르겠다.
난감해. 난감해.
철판을 깔고 노약자석에 앉지만, 정말 가시방석.
배라도 확실히 나와줘야지. 한시간 서서 갈 체력은 도저히 안된단 말이야.

노약자석을 맴돌며 출근하길 두달째.
관찰 결과.
사실 가장 이용빈도가 높은 연령대는 40대인듯.
40대 아주머니 40대 아저씨들은 앉자마자 눈을 딱 감고 잔다.
과연 40대가 노약자석을 이용할 나이인가..생각하다가,
뭐, 남들도 내 배 한 번 얼굴  한 번 보는 거이, '아니 저년이?'라는 마음의 소리가 가끔 들리거든.
나름의 사정들이 있겠지하며 신경 끄는데.

왜 대체 할머니들은 내 앞에 와서 자리를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리시는거야..ㅠ
하필 그날따라 아기는 자궁속에서 땅따먹기 하는지 배가 쑤시고 온몸에 피가 쭉 빠지는 느낌에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오시더니 '내가 다리아퍼 죽을것 같으니 자리좀 비키라'고 하신다.
둘러보니 눈뜬 건 나뿐이구나..... 그래도 진짜 힘든데... 하는 찰나
앞에 계신 할머니 한분이 이리 오시라며 자리를 양보하신다.

식은땀은 두배가 된다.
얼굴도 벌개지는 기분이다.
양보하지 못한 이기심이 부끄럽다가도, 얼른 주위를 둘러보며 다른 희생양을 찾는다.
'당신! 그래 당신. 눈 감고 자는 척하지만 안자는 거 다 아는 아저씨! 당신도 있는데 정당한 이용자격이 있는 내가 왜 대신 부끄러워해야하나!' 

뭐, 공허하지. 알지. 그런다고 내 수치심이 어디로 이사가는 것도 아니고.
정당화를 위해 바둥거리는 폼이 더 비참하다는 것도 머리로는 다 알지만
그래도 서서 가다가 지하철바닥에 드러눕는 것보다 쪽 한번 파는 편이 건강에 조금 더 이로울 거라고.

출근길 마다 퇴근길 마다.
쥐구멍에 숨은 쥐마냥 쪼그라들어 왕복 3시간을 달린다.

가끔 아침을 걸러 입덧이 악화되는 날에는,
얼굴만 보고 '아가씨 이리 와서 앉으라. 몸이 많이 안좋아보인다'며 양보해주시는 아저씨들도 있다.
가끔은 킬힐을 신고 노약자석에 앉아서 회분칠을 하는 젊은 아가씨도 있다.
관심도 없던 노약자석에 앉아 다니다보니, 안보이던 것들이 많이 보이는구나.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8. 14. 15:11


길을 잃어 실수로 가게 된 테베레 강가.
 
길 잃은 길 위에 다시 길을 잃었던 하루. 
Posted by 아 해
mYcOOk2013. 8. 12. 18:36



맛있었던 봉골레 스파게티.
비교적 컨디션이 좋았던 날 만들었다. 음식의 컨디션도 최고였다.

나는 불가능했지만, 대리만족 겸 짝꿍에게는 맥주를 곁들여줬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즐거워졌었지.

술이 전혀 마시고 싶지 않다. 심지어 마시는 모습만으로도 헛구역질이 올라온다.
다행이다.
이 꼴을 해가지고 술이 마시고 싶어 죽겠다면
정말이지.... 진짜로 죽고싶을지도.

역시 주신은, 여러모로 나를 보호하고 있구나.ㅋ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8. 12. 18:32

술을 못 마시니 할 만한 일이 없다.

나는 대체 어떤 삶을 산 건가....

술을 못 마시니  딱히 만날 친구도 없다.
내가 친구삼은 인간들은 모두 알콜체인으로 돌돌 감겨있었다.
그들을 만나 밥이나 차를 마시는 일은
상상이 안간다.
반대로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나에게 밥이나 차를 권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거절은 안하더라도. 그들도 거절하지 않겠지만 그냥 그게 별로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거지.
딱히 맨 정신으로 오랜 대화를 나눠본 적 없는 관계. 

ㅋㅋㅋ 이제 생각하니 재밌네.

시간이 엄청나게 남는다.
베이킹 등에 아주 제격인 나날이지만, 입덧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냉장고 문을 여는 것은 던전 입구에 맨몸으로 발을 디디는 것만큼의 공포감을 수반한다.
필요한 음료와 과일은 매직스페이스(라는 거창한 이름의 조그만 쪽문)에 두고 간신히 꺼내먹을 뿐.


그런 고로 요샌 다시 책을 읽는다.
그렇다고 새 책을 더 사거나 할 마음은 없다. 그저 읽은 지 오래 돼 가물한 것들을 다시 골라 읽으면 된다.

하루키의 초기작을 읽고 있다.
분명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조금 더 재밌었고, 그래서 최근작들이 더 실망스러워졌다.

읽다가 웃겼던 것은-
내가 저 것들을 처음 읽었던 때, 그러니까 고등학교때였나 대학교 새내기때였나.
나름 이것저것 상상하며 열심히 읽어대면서도 생소하고 이국적이어서 상상력을 자극하던 장치들이
제법 친숙한 것들이 되어있었다.

일테면, '너트메그와 시나몬'은 어느샌가 자주 쓰는 향신료가 되어있었고,
야채를 볶고 햄을 볶고 간장을 부어 만든 스파게티는 나도 자주 만들어 먹던 저녁식사다.
토마토소스를 만드는 부분은 의외로 대강 기술이 돼 있어 아쉬웠지.

재밌었다. 그땐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고 재미있었는데,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정말 아주 많은 것을 알게 했구나 싶기도 하고
갑자기 주방의 트롤리를 가득 메운 향신료병들을 떠올리며
하루키의 묘사만큼 즐겁게 멋들어진 식사 한끼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러고보니 파스타에 맥주를 곁들여먹던 미혼의 저녁식사는, 하루키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었나....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8. 2. 15:14



임신우울인가. 우는 일이 잦다.

코미디영화라도 찾아봐야겠다.



그럼에도 오늘은

이문세 - '그때 내가 미처 하지 못했던 말'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7. 31. 17:41


나는 사람의 하루를 완벽히 망칠 수 있는 꿈 몇 개를 알고 있어.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7. 27. 13:01
아이에 대한 자각이라곤 
몰려오는 피로와 입덧뿐.

아직 배는 부풀지 않았고, 움직임도 없다.

존재감이 없어도
아이에 대한 생각은 자주 하게 된다.
뭐, 요약하자면 어떻게 자랄 것인가.와 어떻게 기를 것인가. 쯤이겠지.

어릴적의 성장과정을 복기하는 일이 잦아졌다.
엄마가 화가 나면 퍼붓던 나름의 저주의 문구 '너도 딱 너같은 딸 낳아서 길러봐라'는 말도 자주 생각난다.

근데, 엄마.
난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처럼은 못할 것 같아.
그렇게 학대하진 못할 것 같아.

아무리 딸 백 명을 낳아 길러도,
단 한명도 겨울에 잠옷바람으로 머리채 휘어잡고 대문 밖으로 쫓아내진 못할 것 같아.
더더군다나 그게 내 잘못이 아니고, 그냥 아빠가 싫어서라는 이유로
곤히 자는 자식들 머리채를 질질 끌어 쫓아내진 않을 것 같아.

나 같은 딸이 태어날지 어떨지는 모르겠어.
단지 엄마 같은 엄마가 되지 않기만을, 정말 간절히 빌고 있어. 난. 
Posted by 아 해
mOnOlOgUE2013. 7. 23. 11:09
결혼을 했다. 이사를 했다. 아이를 가졌다.

부모님은, 혜성같은 삶을 벗어나 드디어 정상궤도를 가진 위성이 된 것에
심히 만족하신 모습이다.

부모님의 만족을 위해 선택한 길은 아니지만
만면에 웃음을 띠며 이제야 정상적인 가족의 일원으로  바라보는 그 시선 덕에
더 많은 불안함과 우울함을 외면할 수 있다.

 그것만이
유일한 중력은 아니겠지만... 
Posted by 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