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AUrAnt2021. 10. 5. 09:34

아마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날.
수제비가 먹고 싶어서 가 봄.

참으로 애증의 수제비. 분명 어릴적에는 수제비를 칼국수보다 좋아했는데, 이젠 아무리 먹어도 수제비를 많이 먹을 수가 없다. 내 식성이 변한걸까, 괜찮은 수제비를 못만난걸까.
보통 다른 음식이면 둘 다 가능성 있지만, 밀가루니까 전자에 가깝지 않을까 싶긴 하네. 요샌 밀가루 음식이 영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만 꾸물해지면 수제비가 떠오르는 매직. 마 매직~


적당한 시간에 갔다. 줄이 있었다. 그러나 그다지 길지 않아서 기다릴만 했다.


밀가루반죽국 8천원은 이제 별 일이 아니다........ 하아...... 뭐 별 수 있나. 그렇게 팔면 그렇게 먹는거지.
수제비에 꽂혀서 다녀온거라 메뉴판을 자세히 안봤다. 열무비빔밥 있었네.....
사람이 많아서 얼빡샷 잡았더니 화질구지입니다.

나왔다. 수제비. 해물 어쩌고라고 유명하대서 먹었는데, 그냥 해물 헤엄친 물에 끓인 모양?
해산물의 감칠맛과 시원함이 별로 없었다. 굴이 있고 머시기고 라더니 내 그릇에는 굴이 없었심. 미더덕은 한개 씹어봄. 새우는 째깐한 칵텔새우 쯤이 있었다.
그렇다고 멸치향 진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동네 4천원짜리 국수집 육수 같았심. 흠.. 고향의 맛이 지배하는 육수.
그런데 수제비 반죽이 좋더라. 어릴적 집에서 한 수제비와 두께나 질감이 흡사해서 좋았다. 터무니 없이 두껍고 서로 들러붙어 덜 익은 반죽이거나, 기계로 밀어 내 온 얇디 얇은 수제비가 아닌, 진짜 수제비의 느낌.
수제비에 점수를 더 줬지만, 밀가루라 많이 못먹었고 육수 평가가 박했지만, 국물은 국물이라 전부 먹었다. ㅎㅎ
김치는 그냥저냥. 밀가루에 간맞출 요량으로 몇개 먹고 말았다.

동행이 있었으면 전이라도 한장 곁들여 볼 것을. 혼자는 무리라 그냥 온 게 좀 아쉽다. 다시 가진 않을 것 같아서.

소주력 ☆☆
해장력 ☆☆☆
혼밥가능

Posted by 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