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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7.02 [무교동] 용금옥, 추어탕
rEstAUrAnt2020. 7. 2. 08:18

가야지 가야지 노래만 부르던 어느날, 우연처럼 찾아갈 일이 생겼다.
사무실 어르신들이 말리던 곳이라 가기 힘들었음.

여기 갈 바엔 남도식당이라며.

찬. 손 가는 게 없음. 그나마 마늘 장아찌.

수북파.

첫인상.
뭔 잡다한게 이리 많아? 잡탕찌개같네.

국물에 면 말아져 나오는 거 극혐하는 1인.
그래도 맛만 있으면 되지 싶어 일단 한 입.
하고.

진심. 롸?

이랬다.


뭐여 이 잡탕찌개는.

추탕 한그릇 만원. 이 동네에선 놀랍지도 않다. 오징어 한조각 안 들어있는 퓨어 콩나물국밥도 8천원인 동네.

심하다. 추어탕의 맛이 아닌데. 싶다.
서울식 전문이라더니 통추어를 먹었어야 하는 후회도 있지만, 진짜 실망포인트는 다른 데 있다.

잡탕찌개처럼, 왜 있는지 모를 유부와, 형체를 알수 없는 으깨진 재료조각과, 급 미끄덩했던 미역, 불어있는 국숫가락도 이 집의 맛이겠거니 이해해보려 했건만.

대체 뭔 매력여...하고 찾아본 다른 리뷰에는 국수가 따로 나온다. 아무리 째깐한 한 또아리여도 국물양이 매우 줄었을 터. 양도 허수로 불고.

뭔가 싶던 허연 부유물은 두부였다. 넘의집 뚝배기에는 그 형체가 확실했으나, 나는 두부 들어간지도 몰랐다.

가장 기분 나쁜 건, 터무니없이 미지근한 온도.
다른 리뷰를 보니 펄펄 끓는 뚝배기에 녹아내린 냄비받침까지 보이네?

고양이혀에, 토렴국밥 좋아하는 나도 도무지 용서 안되는 온도였으니...

일행 다섯명이 모두 헛웃음쳤다. 국수로 양만 늘린 탕에 배가 차지도 않았다. 계산하고 나오며 2차 가자고 웅성댔다.

오후 내내 간식통 소세지가 텅 비어나갔다.

이 정도 실망은, 일년에 한번 있을까말까다. 12시 조금 넘어 간건데, 남은 찌끄레기 국물통 털었나 싶을 정도였으니.

내내 억센 뼈로 반도 못먹은 사람도 있었다. 나는 원래 가시나 뼈를 잘 먹는 편이라 다 먹었지만, 목에 계속 걸리긴 하더라.
다 먹은 나도 허기지는데, 남긴 사람들은 오죽하랴.

어르신들 말씀 안들은 댓가가 넘 컸다.

남도식당 한 번 가서, 추어탕 씻김굿 한 번 하고 와야겠다.



소주력 .흥
해장력 .퉤

얼마나 열받았으면 포스팅 할 게 수십게 쌓여있는데, 어제 다녀온 이 집부터 올릴까...

Posted by 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