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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2013.07.27 20130727
bAbYdIArY2016. 7. 13. 11:57

기저귀를 떼기로 마음 먹은 여름.

짬짬히 기저귀를 벗기고 변기에 앉으라 가르쳤지만,

 

간헐적인 쉬야 요청과 대부분의 주르르.....

 

 

어젠 어린이집에서 오자마자 기저귀를 벗기고 저녁 준비를 하는데,

바지를 반쯤 추켜 올린 나나가.

"변기에. 쉬해쪄"

 

응? 진짜?

가보니 혼자 바지를 벗고 쉬야 하고 옷을 올리고 있는 중.

 

^0^ 으아 기뻐~~~ 호들갑을 좀 떨고 나니

잠시 후 소파에 주르르...;;;

 

그래 뭐.. 그렇게 한방에 되리라는 생각은 안했어.

다시 저녁식사를 차리려는데 변기에 달려가 앉은 아이가

"응가했어. 여기에. 변기에 응가 있어. 여기"

 

보니까 똥그란 응가가 변기에 있다.

^0^ 으아~ 그래그래 잘했어. 너무너무 기뻐. 좋아.

 

.... 뭐 잠시 후 또 바닥에 주르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스스로 요의를 알고 바지를 벗고 변기에 쉬를 하고 바지를 추스린 날.

 

너는 한번도 뒤로 가지 않지. 느려도 앞으로 가는 아이니까.

나는 한손에 걸레, 한손엔 새바지를 들고 너의 새 도전을 묵묵히 응원하련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6. 4. 5. 11:25

점점 말이 많아지는 나나.

제법 대화가 되기 시작한다.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지만,

찬찬한 설득에 이내 가겠다며 고개를 주억거리며 '가보까?'란다.

 

보통은 아침에 일어나면 나에게 뽀뽀를 하며 깨우던 나나가

오늘은 내 입에 뽀뽀를 하고서는 '더 자'라고 말하며 혼자 거실로 나간다.

빵 터져서 잠이 깨고 말았네.

 

나 재우고 혼자 뭐할려고? 응? ㅎㅎㅎㅎㅎ

 

 

어제 회식때문에 늦게 데릴러 갔더니 오늘따라 유난히 칭얼거리는 중....ㅠㅠ

오늘은 엄마가 푸딩 만들어놓고 기다릴께.

미안해. 나나.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6. 2. 16. 10:48

1. 아이와 안전거리를 유지한채 단호한 표정으로 아이 스스로 울음을 그칠때까지 기다려줄것.
  - 아이가 울때는 어떤 소통도 불가능하다.

  2. 아이의 사소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지금이 통제된 훈육 상황임을 인지시킬것. 
- 화장실 가고싶다거나 물을 달라거나 하는 요구를 하는것은 아이가 자신이 이 기잡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함.

  3. 단순히 아이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고 해서 성급하게 훈육상황을 종료하지 말것.
  - 아이가 계속 울면 부모도 지치고 아이가 걱정되지만 그 상태에서 훈육을 종료하면 또 다시 원점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완전히 그쳤을때까지 기다려야함.

4. 질문형으로 아이의 의사를 묻지 말고 분명하고 단호한 어투로 올바른 지침을 제시할 것.
  - '뚝 그쳤나 볼까?' 하는 묻는 문장이 아닌 '그쳤나 보자' 등의 단호한 문장을 쓸것.

  5. 아이의 울음을 빨리 그치게 하기 위해 함부로 대안을 제시하지 말 것.
  - 떼쓰는 아이에게 이거할까 저거할까 라는 식은 원칙을 훼손하게 함.

  6. 훈육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부모는 주도적인 위치에서 상황을 이끌어갈것.
  - 묻는 문장은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는 셈이 됨. 또한 훈육상황에서 존댓말을 쓰면 아이가 화해의 의미로 받아들여 본질이 훼손될 수 있음.

7. 문제 행동의 이유를 묻지 말고 그 행동은 잘못된 것임을 제대로 알려줄것.
  - 흔히 '너 이거 왜 그랬어!' 라는 실수를 범함. 이유가 있으면 문제 행동을 해도 되는것은 아니므로. '이건 안되는거야' 라고 먼저 알려주어야 함.

8. 아이에게 말로 맞대응하지 않으며 지도력을 갖고 분명하게 가르쳐 줄 것. 
- 높은 톤, 큰 소리는 자칫 아이에게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는것임을 부모가 먼저 인지해야 함.

9. 지침은 10개 단어를 넘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야 할 지침만 간결하게 전달할 것.
  - 화가 나면 말이 많아지는 경우가 많음.

  10. 위험한 상황이 발생되지 않도록 아이의 몸을 안전하게 통제해줄 것. 
- 아이가 버둥거릴때는 아이와 훈육자의 안전을 위해 아이를 잡아야함.   이렇게 때리지도 윽박지르지도 않는 상황은 아이가 훈육 과정을 거치며 '안전했다' 고 느끼고 다음번도 쉽게 받아들임.

  * 외출시 떼 쓸때.  - 그 자리에서 훈육을 하기보다는 사람이 없는 구석진 곳, 통제가 가능한 곳으로 아이를 데려간다. 훈육 후 약속을 정하고 지키면 폭풍 칭찬. 

 

 

백만번 읽어봐야 뭐하나.

에효.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5. 7. 16. 16:36



곰........ 어어, 아빠, 엄마, 애기....

아빠고..뚠뚠.....엄마....씬... 애이오......어

히쭉히쭉 자아다.


나나의 곰세마리 공정률임. 


머~ 어~ 바~  바~

머~ 어~ 바~  바~

머~~~~ 바~ 바~

머~~~이! 이!


이것은 머리어깨무릎발의 공정률임. -_-;;;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5. 4. 17. 13:32

부쩍 예쁜짓을 많이 하는 나경.

 

많이 웃고, 많이 울고, 떼를 쓰는. 마치 나 같은 나경.

 

점점 내 목을 끌어안는 힘이 늘어나고, 호불호를 확실하게 표현하며,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면 돌고래소리로 짜증을 표현하고, 기분좋은 일에는 꺄악꺄악 꺄르르 웃는다.

'기저귀 갈게 가서 누워~'라고 말하자 매트위로 올라가 벌러덩 눕는 모습을 봤을 땐 전율마저 일었음.

 

말을 알아듣기 시작했다는 것도 확실히 느껴지고.

성격이 활동적이고 사회적이라는 것도 조금 알겠음.

닭고기를 매우 좋아함. 닭백숙을 해서 살을 발라주면 그 자리에서 다리 한짝씩 먹어치움.

그러고도 더 달라고 '아! 아!'거리며 매달림.

빵을 좋아해서 모닝빵 한개씩 입가심으로 먹음.

 

어린이집을 더 좋아하는 듯 보인다. 집보다 놀 게 더 많아서인듯. 집에 오면 좀 칭얼거림.

 

얼마전 첫 공원 걸음마 나들이에서는 제 발에 채이는 모든 것이 흥미로운 듯 걷기 삼매경.

데리고 들어오려니 허리를 뒤로 제껴가며 악을 쓰고 울어서 애먹었음.

그것이 두려워서 나들이가 꺼려질 지경.

 

잘 자고 일어난 아침이면,

일어나 앉아서 두리번거리다가 나를 깨우고는 눈을 맞추며 씨익 웃는다.

가끔은 다시 내 목을 끌어안으며 눕기도 하고, 와락 안겨 밖으로 나가자고 방문을 가르키기도 한다.

 

이 글을 쓰기위해 잠시 하루를 반추하다가,

그 순간 순간의 아이가 너무 예쁘고 감동스러워 눈물이 핑 돈다.

 

 

 

그러나 문득문득. 성격이 나랑 닮아보일 땐 좀 걱정됨.

나처럼 상처받은 채 자라게 하고 싶진 않지만, 상충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널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자주 고민한다.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촬영할 기회가 생겼다.

함께 낳고 자란 아이들이라 그런지 늘 마치 내 아이인듯 느껴진다.

복직해서 참석 못한 두명이 아쉽.

 

그리고. 이 사진 속 딸이 네명이라는 사실을 알아맞힌 사람이 없음.

ㅋㅋㅋㅋ

나경이도 한 몫 했겠지?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5. 1. 13. 20:26




부쩍 자란 나경.
강아지마냥 끵끵거리며 본능만 존재하던 아이가 점점 사람꼴을 갖춰가는 모습을 보며
힘들고도 기쁘고도 정말 힘듬.

돌 전에 걸음마를 시작했다.
이제 제법 혼자 이리저리 걸어다니고 있음.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고무장갑을 잡으려고 까치발을 딛거나,
놀아주지 않으면 내 무릎 위에 기어올라 엉덩이로 방아를 찧거나,
노트북 좀 할라치면 달려와 마우스를 물어뜯는 모습을 보면.

혹은 콧물을 닦았다고 세상 무너져라 울다가도 다시 엄마를 향해 기어오거나,
말썽부리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는 내게 의미도 모르면서 두손을 비비적 거리며 잘못했다는 시늉을 할 때,
내품을 벗어나 소리나는 장난감을 잡으러 가다가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엄마품으로 엉거주춤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아이를 낳길 잘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대체 내가 뭐에 씌여서 애를 가졌을까 싶을 때도 많음.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4. 10. 18. 00:43




혼자 앉는 아이. 혼자 짚고 서 걷기 시작한 아이. 배밀이를 마치고 기기 시작한 아이.
아침저녁 두끼 이유식을 100가량 먹는 아이.
안녕 바이바이. 손 흔들기를 시작한 아이.
엄마 머리채를 쥐어뜯고 시도때도없이 와 들이받는 아이.

젖물고 자는 습관을 고친 이후, 유난히 젖에 집착하는 아이.
안고 있으면 젖만 내놓으라고 옷을 뒤적이며 배꼽에 입방귀를 뀌는 아이.

예쁘지만 힘들고 귀엽지만 피곤....
다들 가는 길이려니... 생각하며 너무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애쓴다.

그러나 예쁘고 예쁜 아이보다는.
옆에서 끊임없이 보살펴주며 아이에 치여 지칠까 끊임없이 손길을 내미는 남편이 있음에 감사해야지.


최근 아이를 재우고 커피 한 잔 하며 함께 게임하는 시간이 생겼다.
그것만으로도 지금은 만족.
게다가 미쳤다고 한꺼번에 지른 스물여덟권의 책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
행복하고 막막하다.
책 읽는 습관은 점점 무뎌지고... 밤은 점점 피곤하고.. 애 재우는 건 점점 힘들어지고...
아웅..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4. 9. 4. 00:49


아이는.
뒤집었다. 되집었다. 배밀이로 바닥을 쓸고 다니기 시작했다.
까르르 웃고, 쉴새없이 재잘대고, 엄마엄마하며 운다.
안으면 엄마의 목을 꼬옥 껴안고, 부르면 몸을 돌리고 팔을 벌려 엄마에게 오고싶어 한다.
엄마를 보면 고양이같은 입으로 찢어지게 웃고, 엄마가 아니면 엄마를 찾으며 운다.

엄마랑 있으면 까시랍게 구는 녀석이, 친구들과 있으면 얌전하기 그지없다.
뭐랄까.. 친구들 노는 걸 관찰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키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영유아검진에서는 20퍼센트대였고,
머리가 작다고 생각했는데 60퍼센트대......앞뒤짱구임에 위안을 삼자.

아이는 이유식을 시작했다.
브로콜리, 감자는 망했다.
양배추는 평타. 완두콩과 오이는 굉장히 좋아했다.

간식으로 쌀튀밥을 주고 있는데, 엄청 좋아한다.
이유식을 안먹으려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때엔 튀밥으로 입을 벌리게 해 숟가락을 밀어넣기도 한다.
아. 감자이유식을 안먹으려 꾹. 다문 입술이... 심쿵하게 귀엽다.

아이의 눈이 많이 커져 예뻐졌다는 칭찬을 받았다.
아몬드같이 쪽 찢어진 긴 눈이 마음에 들었는데.... 생각보다 동그래지고 있다.
뭐.... 긴 눈은 취향이고. 동그래진 눈은 다들 이쁘다니 그냥 그런갑다 해야지.
음.............. 아이 얼굴은 천변만화 한다니 일단 보류.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4. 5. 16. 01:26

+91



5월 13일
조리원 동기 엄마들이 놀러왔다.
다섯 아이들을 조로로 눕히고 수다를 떠는데 누군가 짧은 탄성을 지른다.

시선을 돌리니 나경이가 반쯤 뒤집어져 끙끙대고 있다.

아직 손은 빼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뒤집은 날.
그러나 그 이후에는 뒤집을 기미가 안보인다는 거.

아가. 아가.
나경아. 나경아.

친구들 모두 노는데 혼자 울고 있는 아가. 
미안하지만, 너 우는거 완전 귀엽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4. 4. 23. 11:26



나경이 사진 중 제일 좋아하는 사진.

태어난지 며칠 안돼 조리원에서 찍은 사진이다.

아몬드같이 가늘고 긴 눈이 도드라지게 잘 나왔다.

겨울이는 나경이가 되었다.
나는 좌충우돌 초보맘이 되었다.

 



임신을 해서도, 출산을 해도, 젖을 물려 키워도
우는 아이에게 '엄마 여깄어~'라고 소리를 쳐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엄마'의 역할.

그러나 잠에서 깨어 칭얼대다가 나타난 내 얼굴을 보고 빙긋 웃는 아이는
마음이 꼬옥.죄는 듯 뻐근한 행복감을 준다.

-그러나 아이는 아직 내가 누군지 모른다네. 그저 눈 앞에 어른거리는 존재에 대한 무의식적 아부일 뿐-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4. 1. 4. 22:42



2.5키로..........애 크고 양수 많으니 8개월차의 배가 저 모양이다.

그래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22주에 400그람대, 26주에 800그람대. 30주에 1.4킬로였던 겨울이는 32주에 2.2킬로를 찍어버렸다.

먹는 것도 운동하는 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 갑작스러운 성장에 당황....
입맛이 뚝 떨어져버렸다.

늘 병원에서는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다' '양수는 충분하다' '아주 건강하다'는 이야기만 들어와서
처음 들어온 태클에 심기불편....

뭐..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다.
더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덜 먹을 꺼리도 없이 늘 비슷한 양의 음식섭취고.
운동이라봐야 왕복 3시간의 출퇴근이면 지쳐버리는데, 딱 그만큼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산책을 하는 정도.

32주에는 머리둘레가 34주차, 몸통도 34주, 다리길이도 34주의 성장치였는데
34주에는 머리둘레 35주차, 몸통 35주, 다리길이는 37주의 성장치다.

머리와 몸통의 성장은 약간 둔화, 다리는 여전히 길어지는 중.

아이는 잘 움직이느냐는 질문에, '아주 잘. 매우. 엄청. 어마어마!'라고 답.
웃던 으사슨생님은 초음파를 긁으며
'.... 이 순간에도 잘 움직이네요'

... 그렇다고요. 그래요. 얘는 잠도 안자요.
예정일이 뭔가요? 알아서 지가 찢고 나올거에요. 달력보고 기다리고 있나봐요.

얼굴이 보였다. 귀여운 얼굴이었다.
동글동글.
언뜻, 가늘고 긴 눈매.

이제 40여일 남았다.

모든 초보엄마가 그렇겠지. 설레임반 두려움반.
내가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기도하는 마음.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12. 5. 15:30
한달에 두배씩 증식하는 겨울양.
벌써 1.4킬로의 위용을 자랑하는 겨울양.
지지난 달에는 400그램이고 지난달에는 800그램이더니........

슬슬 잠 자는 일이 힘들어지고 있다.
무거워진 배가 자꾸 척추를 비틀고 등 근육을 긴장시킨다.
앉아서 잠을 자는 임신부도 있다더니, 나도 곧 그리 되려나.....

충분한 양수로 인해 배는 벌써 만삭이다.
아이한테 좋다니 상관은 없다만.

호흡이 부족해지고 소화력도 약해지고 있다.
 
혼잣말은 종종 잘 해놓고, 태담은 영 간지러워 하기 힘들다.
그냥 이름이나 몇 번 소리 내 불러보는 정도.

이렇게나 아이가 크고 이렇게나 태동이 커도,
나는 아직도 실감이 안나는구나.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10. 9. 15:58
겨울이는 딸.
무게는 450그람.

발가락 열 개, 손가락 열 개.
가지런한 척추뼈, 힘차게 뛰는 심장.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팔딱이며 두들겨대는 조그만 주먹.
입맛 다시며 양수를 맛보는 작은 인중.
가지런히 모여있는 두개의 발바닥.

모든 게 정상, 모든 게 만족.

더할 것도 없이 뺄 것도 없이
잘 자라고 있다네. 

나 역시 매일 왕복 3시간의 출퇴근이 무색할 만치
건강하고 팔팔한 임신부. 

톡 튀어나온 배꼽 덕에 배꼽청소가 쉬워졌다고 즐거워하는 초보임신부.

할아버지, 고마워요.
마음 속으로 인사하는 나날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9. 12. 16:28
며칠전부터 태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굉장히 활발한 녀석이다.
1,2차 초음파 내내 쉴 새 없이 움직이던 녀석은,
배를 차는 것도 쉴 새가 없다.

배 안에 비누거품이 쉴 새 없이 퐁퐁퐁 솟는 기분.

딱히 태교니 뭐니 신경쓸 겨를도 없지만,
이렇게 팔딱거리는 데도 '자식'이라는 실감이 들지 않아서
당췌 뭘 해야할 지 난감하다.

뭐, 가끔 기사를 읽다가
어이구, 태교에 안좋아라...싶긴 하지만...
그래도 쉴 새 없이 읽고 손을 움직여야 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이걸로도 태교가 되려나?
태교는 꼭 천때기로 모빌 만들고 인형 만들어줘야 하는건가?

미혼때는 잘만 하던 호작질들을
정작 필요한 때에는 안하는 건 뭔 청개구리심보인가!

쯧.
목도리 뜰 실이나 사러 가야겠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9. 5. 17:25
처음으로 내 배를 본 아주머니께 지하철 자리를 양보 받았다.
그간은 얼굴을 보고 가끔 양보를 해주시더니만......
 
배가 제법 나왔다.
사진을 찍어둬야겠다고 생각만 하고는 한번도 안찍었네....

이번 추석 연휴는 합본하기로 했다.
와우..
16일에 출근을 해야하긴 하지만, 14일부터 22일까지의 최장 휴가~!

쉬는 동안 짬짬히 아이 옷 만들 밑준비를 하거나,
목도리 뜰 실을 사러 가거나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겨울이.
아이의 태명.
아직 생소하다.
이렇게나 부푸는 배에도, 왜 나는 아직도 똥배같지..;

겨울이. 겨울이. 겨울에 태어나는 겨울이.
입에 잘 안 붙는다. 

....
그러게 꺽뿡이가 좋다니까......... ㅋ.

대체 애엄마로서의 자각은 언제쯤이나 가능한지?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9. 1. 09:24
병원에 다녀왔다. 갈 때마다 피를 뽑는다. 모기같은 시키들.
초음파를 봤다. 심장이 뛰는 모습이 보이고 발길질 하는 겨울이가 보인다.
패륜의 기미가 보인다. 엄마한테 발길질부터 하다니.

성별이 궁금했으나, 완벽한 옆태를 자랑하는 통에 잘 안보인다고 한다.
20주에 정밀초음파때나 확실히 알 수 있을거라고.

'분홍색에 가까울 것 같긴 하지만 확실한 건 20주때 보자'라신다. 
분홍이든 파랑이든 나야 상관없지만 분홍에 환호하는 가족이 많아서 분홍이면 좋겠다.

별개로 여아라고 분홍을 입히거나 남아라고 파랑을 입히진 않을거다.
준비물은 무채색으로 해버릴까나. 섞어서 할까나.
어차피 나를 보더라도, 그딴거 입혀서 여성스러워지는 것도 아니고,
내 아이는 성 역할의 프레임에 갖혀살지 않길 원하니까.

여아래도 각오해라.
어차피 내 자식은 성인되면 강퇴다.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8. 22. 10:45
어제 처음으로,
자정에 열무국수를 해 먹었다.

그냥...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살짝 시원한 김칫국물이 생각나는 정도였지만..
야식 즐기는 남편의 신나는 부추김에 그만.....

그러고도 아침에 일어나서 카레를 두그릇이나 먹는 저 남자...
애가 식성은 아빠를 닮지 말아야할텐데... 
식비 무서워서 악착같이 일합니다..녜.

무튼,
이제 슬슬 입덧이 끝나가는 기미가 보인다.
입에도 못대던 고기들이 가끔 생각나기도 하고,
이것 저것 먹고 싶은 것들이 생기기도 하는 걸 보니.

먹기 시작하면 이 기운없는 증상들은 해결이 되려나.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8. 19. 16:43
애가 발로 뻥뻥 차야 실감이 나려나.

있는둥 없는둥 하는 입덧은,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고. 
어제는 몰려오는 피로에 맨바닥에 그대로 드러누워 세시간을 잤다.
일어났는데 몸이 쑤셔서 30분은 꼼짝도 못한 듯.....
잠에서 깨놓고는 손하나 까딱 못하고 꼼지락거리며 저린 팔다리를 푸느라 고생..

배가 조금 나오긴 했지만, 옷을 입으면 아직 잘 모르겠다.
난감해. 난감해.
철판을 깔고 노약자석에 앉지만, 정말 가시방석.
배라도 확실히 나와줘야지. 한시간 서서 갈 체력은 도저히 안된단 말이야.

노약자석을 맴돌며 출근하길 두달째.
관찰 결과.
사실 가장 이용빈도가 높은 연령대는 40대인듯.
40대 아주머니 40대 아저씨들은 앉자마자 눈을 딱 감고 잔다.
과연 40대가 노약자석을 이용할 나이인가..생각하다가,
뭐, 남들도 내 배 한 번 얼굴  한 번 보는 거이, '아니 저년이?'라는 마음의 소리가 가끔 들리거든.
나름의 사정들이 있겠지하며 신경 끄는데.

왜 대체 할머니들은 내 앞에 와서 자리를 내놓으라고 강짜를 부리시는거야..ㅠ
하필 그날따라 아기는 자궁속에서 땅따먹기 하는지 배가 쑤시고 온몸에 피가 쭉 빠지는 느낌에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할머니 한분이 오시더니 '내가 다리아퍼 죽을것 같으니 자리좀 비키라'고 하신다.
둘러보니 눈뜬 건 나뿐이구나..... 그래도 진짜 힘든데... 하는 찰나
앞에 계신 할머니 한분이 이리 오시라며 자리를 양보하신다.

식은땀은 두배가 된다.
얼굴도 벌개지는 기분이다.
양보하지 못한 이기심이 부끄럽다가도, 얼른 주위를 둘러보며 다른 희생양을 찾는다.
'당신! 그래 당신. 눈 감고 자는 척하지만 안자는 거 다 아는 아저씨! 당신도 있는데 정당한 이용자격이 있는 내가 왜 대신 부끄러워해야하나!' 

뭐, 공허하지. 알지. 그런다고 내 수치심이 어디로 이사가는 것도 아니고.
정당화를 위해 바둥거리는 폼이 더 비참하다는 것도 머리로는 다 알지만
그래도 서서 가다가 지하철바닥에 드러눕는 것보다 쪽 한번 파는 편이 건강에 조금 더 이로울 거라고.

출근길 마다 퇴근길 마다.
쥐구멍에 숨은 쥐마냥 쪼그라들어 왕복 3시간을 달린다.

가끔 아침을 걸러 입덧이 악화되는 날에는,
얼굴만 보고 '아가씨 이리 와서 앉으라. 몸이 많이 안좋아보인다'며 양보해주시는 아저씨들도 있다.
가끔은 킬힐을 신고 노약자석에 앉아서 회분칠을 하는 젊은 아가씨도 있다.
관심도 없던 노약자석에 앉아 다니다보니, 안보이던 것들이 많이 보이는구나.
 
Posted by 아 해
bAbYdIArY2013. 7. 27. 13:01
아이에 대한 자각이라곤 
몰려오는 피로와 입덧뿐.

아직 배는 부풀지 않았고, 움직임도 없다.

존재감이 없어도
아이에 대한 생각은 자주 하게 된다.
뭐, 요약하자면 어떻게 자랄 것인가.와 어떻게 기를 것인가. 쯤이겠지.

어릴적의 성장과정을 복기하는 일이 잦아졌다.
엄마가 화가 나면 퍼붓던 나름의 저주의 문구 '너도 딱 너같은 딸 낳아서 길러봐라'는 말도 자주 생각난다.

근데, 엄마.
난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처럼은 못할 것 같아.
그렇게 학대하진 못할 것 같아.

아무리 딸 백 명을 낳아 길러도,
단 한명도 겨울에 잠옷바람으로 머리채 휘어잡고 대문 밖으로 쫓아내진 못할 것 같아.
더더군다나 그게 내 잘못이 아니고, 그냥 아빠가 싫어서라는 이유로
곤히 자는 자식들 머리채를 질질 끌어 쫓아내진 않을 것 같아.

나 같은 딸이 태어날지 어떨지는 모르겠어.
단지 엄마 같은 엄마가 되지 않기만을, 정말 간절히 빌고 있어. 난. 
Posted by 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