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와 베이컨. 싼 가격이 아님에도 베이컨 두어줄에 싸구려 소시지 몇개, 콩나물과 양파 듬뿍으로 구성된 사악한 메뉴. 실질적으로 낙지볶음에 얹어먹을 콩나물을 15000원에 사는 격. 올때마다 의아한 메뉴인데, 당연한 듯 모든 자리에 다 깔려있다. 빼고 시킬 순 없는지?
낙지. 맛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이제 이걸 저 베이컨소시지향 콩나물에 볶아야하는데, 나는 싱거워져서 싫다는 것.
양념장을 청하면 낙지양념을 주시는데. 갠적으로 그냥 낙지에 양념좀 더 얹어서 밥 비비는 게 젤 낫다.
메뉴. 디자이너 속터지게 하는, 메뉴 사진위에 구구리 없이 글자 올리기. 양이 많을까 걱정됐지만, 닭튀김이 궁금해서 도저히 다른 메뉴가 눈에 안들어왔다.
샐러드. 드레싱 상큼. 나머지는 걍 그럼. 나중에 메뉴와 함께 나박물김치가 나왔는데, 이것이 시원하고 맛있더라.
자완무시같은 계란찜. 물비율이 높지만 그래도 보들하게 잘 먹음.
대망의 닭카레우동 등장. 비주얼보고 끄암짝 놀랐다. 거대하다. 닭다리 넘나 거대해. 우동면 위에 카레를 얹고, 감자칩을 듬뿍 올린 후 고로케 하나,새우 튀김 하나, 닭다리 튀김 하나를 올렸다.
사이를 비집고 우동면. 면이 탱글해서 좋았다. 다음엔 우동 먹으러 가 볼 생각.
대망의 닭다리. 겁나 크다. 넓적다리까지 있어서 먹다 배 터질 뻔.
이 메뉴는 대식가를 위한 것이다. 호기심에 한번 먹었지만 두번은 힘들듯. 물론 맛은 좋았지만.
일단 메뉴평. 우동면은 쫄깃했다. 강한 카레와 먹어서 디테일은 모르겠지만. 카레는 좀 실망. 일식카레와 백세카레의 중간 어드메다. 묘한 산미가 있는데, 어디서 나오는 건지? 선을 그으라면 일본식 카레쪽이지만. 밥과 먹으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우동과의 궁합은 좀 떨어졌다. 감자칩은 바삭할 땐 맛있고, 카레에 눅눅해져도 카레에 든 감자처럼 괜찮았다. 고로케에 감자량이 많고 반죽의 질감이 무른 편이다. 좋게 말하자면 부드럽고,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질척거림. 고기량이 미미해서 씹는 맛이 부족한데, 처음부터 다 먹으면 호평이었을지도 몰라도 나중에 먹으면 그냥 죄 눅눅. 그라고 카레에 감자, 감자칩, 감자고로케까지. 탄수화물 파티 됨. 좀 질림. 그나마 나박물김치가 잘 익고 간 좋고 시원해서 입가심하며 꾸역꾸역 먹음.
얹혀진 튀김의 양이 많아서 먹다가 죄 카레에 젖어 눅눅해짐. 받자마자 한입씩들 하세요. 그래도 튀김상태는 좋은 편. 특히 닭튀김의 중압감은.햐... 맛도 좋아서 가장 인상깊었다.
우리 테이블에서만 그거 시켜서 시선집중 됨. 다들 '우와 저거봐 저거봐'한다.ㅋㅋㅋ 근데 나도 옆테이블 우동이나 알밥을 완전 감상했구요.ㅋ
우동 맛있어보이더라. 다음에는 우동먹기로.
오픈한지 얼마 안됐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테이블은 벌써 만원이다. 아차하면 웨이팅 있겠다.
국수는 생각보다 두꺼웠는데, 잘 익었고 쫄깃했다. 싫어하는 두께와 질감인데, 희한하게 잘 먹었다. 재료들의 합이 좋은듯. 양송이가 듬뿍 들어가있었는데, 간이 잘 밴 상태여서 맛있었고, 파도 덩달아 맛있게 느껴졌다. 고기 또한 평소 버거워하는 두께였지만, 질기지 않고 고소하니 술술 잘 넘어갔다.
요약하자면, 평소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듬뿍이었는데, 매우 조화로워서 싫어한다는 것도 의식 못하고 잘 먹었다.는 것.
심지어 애호박도 맛있어.
김치는. 마늘 듬뿍. 맛있을 것 같긴 한데, 익은 정도가 묘해서 그다지. 생김치도 익은 김치도 아니어서 화장품냄새 나는 딱 그맘때의 맛. 나중에 왔을 땐 익든 안익든 둘 중 하나는 분명히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