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쪽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 미친듯이 자주 갔던 대원집. 제발 부디 그만 좀 갔으면 속으로 빌었던 대원집. 점심에는 대원집 제육철판, 저녁에는 대원집 냉삼으로 연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대원집 안가면 부민옥....ㅡ,ㅡ;
무튼 암흑같던 시간이 지나고 각개전투를 시작하면서 뜸해진 곳. 어느날 같이 식사하자셔서 갔더니 간만의 대원집.ㅋㅋ
오랜만이니까 간판샷.
우리보다 먼저 와서 앉아있는 제육철판님. 근데 여기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동그란 철판이 불판 위에 너무 위태롭게 올라가 있다. 볶을라고 집게 좀 휘저으면 불판까지 같이 출렁거려서 너무 무서움. 고정 좀 시켜주세요.ㅠㅠ 나는 격하게 팍팍 볶아먹는 사람인데, 여기만 오면 잡채 집듯 세상 조신하게 뒤집고 있음..-_-
원래 여기 월요일에만 삶은 달걀을 하나씩 주셨는데(그래도 울 어르신들은 단골이라 가믄 맨날 주심) 이젠 앞에서 후라이를 인당 하나씩 부쳐서 주심. 따땃하니 너무 맛있었다. 게다가 내가 넘나 좋아하는 반숙노른자! 어르신 옆구리 찔러서 또 달라카믄 주실텐데, 저날 뭔가 쭈뼛거리느라 더 못먹음. 잉
참으로 애증의 수제비. 분명 어릴적에는 수제비를 칼국수보다 좋아했는데, 이젠 아무리 먹어도 수제비를 많이 먹을 수가 없다. 내 식성이 변한걸까, 괜찮은 수제비를 못만난걸까. 보통 다른 음식이면 둘 다 가능성 있지만, 밀가루니까 전자에 가깝지 않을까 싶긴 하네. 요샌 밀가루 음식이 영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만 꾸물해지면 수제비가 떠오르는 매직. 마 매직~
적당한 시간에 갔다. 줄이 있었다. 그러나 그다지 길지 않아서 기다릴만 했다.
밀가루반죽국 8천원은 이제 별 일이 아니다........ 하아...... 뭐 별 수 있나. 그렇게 팔면 그렇게 먹는거지. 수제비에 꽂혀서 다녀온거라 메뉴판을 자세히 안봤다. 열무비빔밥 있었네..... 사람이 많아서 얼빡샷 잡았더니 화질구지입니다.
나왔다. 수제비. 해물 어쩌고라고 유명하대서 먹었는데, 그냥 해물 헤엄친 물에 끓인 모양? 해산물의 감칠맛과 시원함이 별로 없었다. 굴이 있고 머시기고 라더니 내 그릇에는 굴이 없었심. 미더덕은 한개 씹어봄. 새우는 째깐한 칵텔새우 쯤이 있었다. 그렇다고 멸치향 진한 것도 아니었고, 그냥 동네 4천원짜리 국수집 육수 같았심. 흠.. 고향의 맛이 지배하는 육수. 그런데 수제비 반죽이 좋더라. 어릴적 집에서 한 수제비와 두께나 질감이 흡사해서 좋았다. 터무니 없이 두껍고 서로 들러붙어 덜 익은 반죽이거나, 기계로 밀어 내 온 얇디 얇은 수제비가 아닌, 진짜 수제비의 느낌. 수제비에 점수를 더 줬지만, 밀가루라 많이 못먹었고 육수 평가가 박했지만, 국물은 국물이라 전부 먹었다. ㅎㅎ 김치는 그냥저냥. 밀가루에 간맞출 요량으로 몇개 먹고 말았다.
동행이 있었으면 전이라도 한장 곁들여 볼 것을. 혼자는 무리라 그냥 온 게 좀 아쉽다. 다시 가진 않을 것 같아서.
용인에 1인 만원으로 뽀지게 먹을 수 있는 중식집이 있다고 하여 가봤다. 그런 연유로 웨이팅 살발한 집인데,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갔더니 그나마 기다림직한 시간만큼만 기다렸다가 입장했다. 여긴 테이블이 아니라 홀 전체가 교체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우리가 홀 수용 가능 테이블의 마지막 테이블이었으니,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 저렴한 코스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았다. 모든 음식이 한번에 조리돼 홀 전체로 뿌려진다. 그러니 홀 전체의 식사가 거의 동시에 시작되고 거의 동시에 끝난다.
2인 코스를 주문하고, 아이는 어린이 짬뽕을 시켰다. 양이 적을 뿐, 맵기는 어른 짬뽕과 비슷하다 했는데 그냥 주문했다. 아이가 어른 짬뽕을 매우 좋아해서. 그치만 그 짬뽕은 매운 짬뽕이었던 것. 어른에게도 매운 짬뽕...;;; 다행히 코스 마무리에 짜장을 포함시켜놔서 그걸로 바꿔줬다. 맨 처음 나온 해물누룽지탕. 생각보다 실하고 국물이 괜찮다. 누룽지도 바삭했다. 첫 인상이 좋다.
다음에 나온 탕슉. 오.. 탕슉도 괜찮네. 바삭바삭. 소스가 좀 달았지만, 내가 아는 거의 대부분의 탕슉소스는 달달하니까 ㅠㅠ
칠리새우. 이것도 괜찮. 새우가 꽤 실하고 튀김상태도 좋았다. 아이가 꽂혀서 혼자 다 먹었다. 우리는 꼬리쪽만 한입씩 먹음...... 아놔. 얼른 커라. 얼른 커서 양보 필요없는 나이가 되어라.
짜장면. 평이한 맛. 그렇다고 딱히 흠 잡을 데도 없는 맛.
-_-??? 왜 짬뽕 사진 없지? ㅡㅡㅋ 뭐 없지만,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_- 시뻘건 국물에... 해물이 조금 떠 있었고, 뭔가 채소가 많은 그런 짬뽕이었다. 매우매우 얼크은 했는데, 어른인 남편도 쿨럭거릴 정도였으니, 그걸 애한테 먹이면.....;;;;;;;; 그래서 짜장이랑 바꿔주고 우리가 짬뽕 먹었다. 짜장은 맛만 본 걸로 만족. 그냥 어른짬뽕이라고 하기 보단 어른에게도 매운 짬뽕이라는 사족이 필요할 듯. 우리 애는 평소 어른짬뽕을 그대로 다 먹었어서 방심했다. 뭐 그래도 먹을 게 많아서 아쉽진 않았음. 양도 많고 맛도 갠춘. 게다가 가성비를 생각하면 꽤 만족스러운 수준. 가까우면 종종 갔겠는데 ㅎㅎㅎㅎ 그러기엔 넘 멀구랴~ 언젠가 돌아돌아 또 인연이 닿길~!
날 좋은 날. 참으로 외식 안하는 사람들을 꼬드겨 외식을 감행함. ㅋㅋㅋㅋ 안하면 내가 밥을 해야 하므로 열심히 꼬심.
숙소 근방에 밥집이 없진 않지만 변변한 곳이 없다. 그런데 있잖슴. 해수욕장 가생이에 줄 서 있는 횟집들. 그런데 밖에 음슴. 일행이 어찌어찌 검색해서 괜찮아 보인다며 가자함. 콜함.
입구. 시골밥상이 아니라 시골봅상인가요. 제주도에도 봅이 없을텐데....
초등밥상도 있다. 1인 1메뉴일땐 이런 메뉴가 있는 게 편하긴 하지. 실갱이 안해도 되고. 물론 징하게 안먹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와 함께라면 아깝긴 하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짝지가 1인분이 넘어서, 아이가 남긴걸 기뻐할 게 분명하다는 것. 덕분에 큰 고민 없이 3인분 시키고 다님.ㅋㅋ
우반찬. 도토리묵이 맛있었음.
좌반찬. 도토리묵이 맛있었음. 뭐 나물이나 멸치도 갠춘.
남편은 특별히 꼬비 먹음. 꼬비 마니아라서. 그냥저냥 쏘쏘한 맛.
반찬에 포함된 메인 제육. 갠춘한 맛.
미역국까지 나와서 완성.
빼어나게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해수욕장 인근에서 인당 7천원에 이러한 밥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꽤 괜찮은 것 같았다. 밑반찬들이 대체로 정갈하고 맛이 좋아서 거의 다 긁어먹고 왔다. 게다가 제육볶음+미역국+정갈반찬의 교과서같은 조합이라 일행이 두루 좋아할 듯. 엄한데서 이상한 횟더미 먹고 돈 수십만원 내느니 그냥 이런데서 한끼 배부르게 잘 먹고 회 떠다 숙소에서 술한잔 하는 게 제일일듯.
다만, 나는 뭐다? 뭐다?
나는 주문 누락의 아이콘이다. -_-
이날도 우리 주문이 누락되서 한참 기다렸다...... 우리 바로 옆 테이블과 동시에 들어와서, 동시에 주문했는데 옆 테이블이 다 먹고 나갈 동안 우리 음식이 안나옴. 씨발 나 뭐 살풀이 해야돼? 삼실 근처에서도 심심찮게 그러더니, 태안서도 푸대접이야....-_- 무안했던지 애 밥 먹일 때 주라며 김 한봉 주심. 애 있어서 화난 티도 못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