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2011. 3. 2. 16:27

아버지댁은 진안이다.
무주리조트에서 매우 가깝다는 걸 알게 된 지인들은
겨울마다 보채기 시작한다.

자취시절 내 방을 노리던 것들이
이제 울 부모님댁을 노리는구나.

얼마 전 전북에 큰 눈이 내리자
아는 녀석이 '스키나 타러 진안엘 가자'고 했다.

스아실,
몇년전 보드를 타다 야무진 몸착지 이후 스키장에 살짝 공포가 생겼는데
'녀석'과 '아는 녀석'은 드디어 무주에 발 한번 담그냐며
당장 날을 잡자고 했다.

나는 두려움 반 걱정 반이었으나 '가자! 가자!'를 외치는 면전에 거절하지 못하고
아버지께 전화해 '조만간 친구들과 가겠다'고 여쭈었다.

이리 이리 하면 될거라시며 잘 곳 걱정 말라고 큰소리 치는 아버지.
'아부지 ㅠㅠ 아부지 따님은 무서버서 스키타기 싫은디
알라뜰이 가자칸게 가요. 공기좋은데서 술이나 묵지 뭐던디 스키는 타자고...'


잠시 생각하던 우리 아버지.

"히힛, 우리집 와서 술 묵고 다음날 아침에 어디 갈 정신 있는 놈 아직 못봤다. 가라해도 못가겠다드라.
그런거면 더 걱정말고 같이 내려오니라. 바베큐 구워줄께"

아버지 사랑해요. ㅋ
Posted by 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