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속에 들어앉아
훌쩍이며 울고 있어.
그날, 당신의 울음을 들었던 그날처럼.
당신은 그 울음을 참지도 않고
터뜨려버렸었지.
깊은 우물에서 부유하는 먼지조차
당신의 울음에 따라 흔들리고 있어.
나는.
우물 속.
당신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어.
어둑해서 잘은 안보이지만, 당신의 수그린 어깨가 보였고
당신의 울음이 들렸어.
그런데.
당신은 나를 못본 것 같았어.
혼자 너무 서럽게 울고만 있었어.
어깨를 쓸어주고 싶었는데, 몸은 움직이질 않고.
나는 당신의 옆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당신이 우는 울음에 가슴만 적시고 있었어.
왜냐고 묻지도 못하고
습습한 물이끼 냄새만 맡고 있었어.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어느곳에 패인 우물인지도 모르고
그냥.
그저 '당신이 주저앉아 목놓아 울고 있던 우물'이라는 것 밖에 모르는데..
다시 그곳에 가면.
그 우물을 찾을 수 있을까?
당신의 울음소리가 묻혀있는 그 우물속에 앉아서
기도를 하면.
당신에 대한 내 죄가 사해질 것만 같아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