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연착됐다.
지구를 반바퀴 쯤 도는 경유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도 이번주에는 한국에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달력을 이리저리 넘겨보며 일정을 짜맞춰보느라 골머리가 썩고 있었다.
머리를 식힐 겸, 경유지 공항 밖으로 나갔다.
공원 같았다. 보이진 않았지만, 구조물로 미루어보아 회전목마나 대관람차가 있는 곳 같았다.
커다란 나무 상자가 걸어왔다.
그 안에는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진 화려한 찻잔 몇개가 들어있었다.
'누군가가 상심한 당신을 위로하려고 선물을 보냈어요'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는데, 옆 서랍이 열리면서 누가 보냈는지 궁금하면 비밀의 숫자를 치라고 했다.
자주 쓰는 번호를 누르자 그 안의 작은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의 증명사진이 나왔다.
풋.
못생겼어.
왜 이렇게나 못생긴 사진이 들어있는거야.
웃었다. 웃었고 웃다가 눈물이 나왔다.
나는 엽서에 펜으로 적었다.
'이번 한 징검다리만 기다려줘. 곧 네게 갈께'
오늘은
조규만 - '다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