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OlOgUE2012. 5. 29. 15:10
서른 다섯의 연애는,
덜어내고 버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가 더이상 빛나는 존재가 아니며,
사랑스럽던 청춘의 기억도 희미해졌다는 사실을
양 손에 꼬옥 쥐고 출발해야한다.

내가 추레하다는 것을 상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존재만으로도 빛나던 사랑의 주체가 아니라는 것 뿐.
사랑을 주고 받기 위해선
어릴때보다 조금 더 노력해야한다.

오랜 독신생활과, 점점 익숙해져가는 사회생활로
단단해진 아집의 틈새를 비집는 일은 갈수록 어렵다.
그 작은 틈새를 벌리고 새로운 사람을 집어 넣는 일은 더 어렵더라.
지난 연애들의 관성 또한 그 틈새를 벌리기 힘들게
한 땀 한 땀 바느질되어있다.

그렇기에 어릴적 연애와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당황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럼에도 연애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구나,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어린 날의 사랑을 버리지 못하고 뒤채였다.
잠이 오지 않는 아침마다,
마음의 길을 짚어보며 나에게 타이른다.

이제 어른의 연애를 시작해보자고.
더 큰 행복을 위해 '노력'해보자고.

이 길이 아니어도 괜찮아.
어른은 길 위에서 울지 않아.

아니야, 아니야. 어른도 길 위에서 울기도 해.
전부 다 처음의 마음으로
시작해보는거다.

연애를 처음하는 것처럼.
이제 갓 어른이 된 것처럼.

Posted by 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