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배우고 싶은게 뭐야?'
'배영. 물 위에 누워서 별을 보고 싶어'
'그래, 배영. 내가 밑에서 받치고 있을테니까 날 믿고 누워봐'
등 아래로 단단한 그의 팔이 희미하게 느껴진다.
'몸에 힘을 빼기만 하면 돼'
아주 잠시 나는 물 위에 떴다.
그러나 그의 팔이 사라지면, 나는 그대로 물에 가라앉는다.
'머리를 들면 안돼. 목의 힘도 빼야지'
'그렇지만 머리부터 가라앉는 기분이야. 숨도 못 쉴 것 같아'
'힘을 빼야 뜨는거야. 머리를 들지 말고 턱 쪽을 든다고 생각해'
'그냥 이대로 네 팔 위에서 헤엄치고 싶구나'
그는 싱긋 웃으며 다시 날 눕혔다.
'그럼 네가 별을 볼때마다 옆에서 쫑알거릴거야. 편안하게 누워. 도도한 기분으로 턱 끝을 쳐드는 거야'
도도하게 턱 끝을 쳐드는 거야
도도하게 턱 끝을 쳐드는 거야
도도하게 턱 끝을 쳐들고...
어느샌가 나는 물 위에 떠 있고,
그대는 곁에 없다.
밤바다에 누워
흘린 눈물은 식을 새 없이 바닷물이 된다.
돌아와
돌아와
돌아와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가라앉지 않으려 도도하게 턱 끝을 쳐들고
이내 귓전의 찰랑대는 물소리를 따라
더 깊은 바다로
미끄러지듯, 떠내려간다.